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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자신이 부모가 되기로 '선택'한다. 결정권이 본인들에게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는? 어떤 아이도 선택해서 태어나지 않는다. 결정권 자체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소리다.

 

부모는 자신의 '선택'의 대가로 아이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가진다.

 

하지만, 일부 부모들은

아이에 대한 '의무'를 지니,

아이에 대한 '권리'도 가지고 있는줄 착각한다.

 

'내가 이렇게 해주니까, 아이도 이렇게 해주어야만 해', 내지는

'내가 이렇게까지 해주니까, 나는 이 아이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어'.

 

틀렸다. 난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를 꺼려하지만, 이 논제의 경우, 난 단호히 '틀렸다'고 답할 것이다.

 

부모는 본인들이 지적 생명체를 잉태하는 것을 결정하였고,

그렇게 태어난 지적 생명체는 자신의 고유한 자아와 결정능력, 그리고 자신의 삶을 결정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권리이다. 아이라고 불리는 그 지적 생명체는, 당신과 다를 바 없는 똑같은 '인간'이다.

 

'어디서 어른 앞에서', '부모에게 대드나?', '부모에 대한 예의', 이런 것들을 뻔질나게 논하는 그런 인간들에게,

나는 한마디 하고 싶다.

 

 

당신, 애초에 '어른'은 맞나? 물론 아이보다는 나이를 더 먹었겠고, 쌓아온 지식도 더 많은 것은 맞다. 하지만, 아이 또한 

인간이며, 정보를 습득하고 판단하며 사고하는 그 능력을, 당신과 같이 가지고 있다. 당신과 아이의 차이점이, 당신과 아이를 절대적인 위아래로 나눌 만큼 강력한 것인가? 그러한 권위적인 태도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있는가? 그리고, 어른 아이로 구분하면서, 사람을 위아래로 나누는 것은 무슨 야만적인 태도인가? 수직적 문화의 폐혜를 인지하고 그것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현 사회의 방향과는 정 반대로 달려가려 하는 당신을, 나는 이해하기 힘들다.

물론 아이에게 도덕성과 윤리를 가르침에 있어서, 아이가 '누가 봐도 나쁜 방향'의 선택을 하려 할 때는 약간의 제지를 할 수 있다. 그건 당연하다. 하지만, '자신이 판단하기에 나쁜 방향'의 선택을 함에 있어서는 당신은 아이의 결정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 사람을 때리거나, 물건을 훔치거나, 협박을 하거나, 이런 명백히 잘못된 행위에 대해서는 제재를 가하는게 맞다. 하지만, 타투를 하거나, 사업을 하려 하거나, 음악가가 되려 하거나, 모두를 평등하게 대하려 하거나, 다양한 사람을 만나려 하거나,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의 가치관과 상충하는 다른 가치관에 대해서 제재를 하려 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교육'이 아닌 '강요'가 되어버린다.

 

부모는 선택하지 않았으면 책임도 없었다. 

하지만 아이는 선택조차 하지 않았는데 삶이란 책임을 지게 된다.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옳게 사고하고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이 구축될 때 까지는 아이에 대한 훈육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임계점을 넘어서면, 그 아이는 이제 당신 손 안에 있어야 하는 어린아이가 아닌, 당신과 다를 바 없는 한 명의 사람이 된 것이다. 그때부터는, 당신의 사상을 아이에게 강요하지 말라. 아이의 가치관은 아이의 것이다. 당신이 가르치는 것에 대해 다른 가치관을 가져오고, 또 따박따박 당신이 가르치는 바를 반박하게 될 때, 그 때가 당신이 아이의 목줄을 놓아주어야 할 때이다. 부모의 가치관과 다른 가치관을 가져온다는 것은, 해당 가치관이 자신에게 맞지 않아 방황하고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찾게 된 자신만의 해결책을 가져온 것이다. 거기에다 대고 무조건 아이의 결정을 반대하며 자신의 가치관만을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 또한, 당신의 말에 따박따박 말대꾸 한다는 것은, 당신의 말 속에서 자신에게 맞지 않는 것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남의 말을 걸러 듣고, 논리정연하게 반박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기뻐해야 할 일이다.

 

'어디서 어른 앞에서'? 

이 말을 하는 순간, 당신은 본인이 아집과 고집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은지 되짚어 봐야 할 때가 된 것이다.

 

혹여 당신이 어린 자식의 통제권을 잃는 게 두려워 당신과 비등하게 자란 아이를 핍박하여 억지로 자신의 그늘 아래로 욱여넣으려 하는 꼴 밖에 되지 않는 행동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돌아보아야 할 때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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